하동 시(詩)가 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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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housing

하동 시(詩)가 되는 집

by 플라잉 건축사사무소 2021. 4. 28.

대지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고룡리
지역지구 : 농림지역, 농업진흥구역
주거형태 : 단독주택
대지면적 : 497.00㎡ (150.34평)
건축면적 : 149.13㎡ (45.11평)
연면적 : 149.13㎡ (45.11평)
           실면적-117.72㎡ (35.61평)
           필로티 면적-31.41㎡ (9.50평)
건폐율 : 30.01%
용적률 : 28.01%
규모 : 지상1층
구조 : 경골목구조
설계 :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시공 : 뉴타임하우징
사진 : YOO STUDIO 유근종


 

'중정’ - 중의적 공간을 말하다.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와~~ 신기하다.’ 란 말을 내뱉곤 한다. 그러나 건축은 그저 기술적이고 공학적인 토대로 지어지는 구조물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의미는 아마 보이지 않는 삶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예상 되거나 혹은 예상할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집은 다양한 삶이 담기는 매우 사적인 공간이다. 단순히 예상만 되는 공간은 다양한 삶을 담기엔 부족할 것이며 예상할 수 없는 공간으로만 채워진다면 건축가의 독선이 되기 쉬울 것이다. 이런 공간들을 잘 조화시키기 위해 일종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게 되는데 하동 중정주택은 단순한 혹은 무심한 듯 한 사각의 형태에 ‘중정’이라는 예상할 수 없는 장치를 도입하였다. 외부지만 내부 같은 중의적 공간은 외부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가족만의 공간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동선은 순환된다. 중정의 둥근 모서리 벽체는 동선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다. 중정에 면한 4개의 내부공간은 각기 다른 색을 지니는데 때로는 거실에 면해 온 가족이 모일 수 있고 놀이하듯 책 읽는 공간도 되며 식탁에 앉아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도 있으며 높은 천정을 지닌 가족 갤러리 공간도 될 수 있다.

 

사각의 중정은 중정을 향해 경사진 3개의 지붕과 1개의 수직벽(외부 경사)으로 중심성이 담보된 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때론 시간이 정지한 듯 하늘 한 번 바라보면 족하지 아니한가! ‘중정’이라는 중의적 공간에 건축가가 아닌 거주자가 지어낼 삶의 시(詩)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돌출 툇마루

 

사각의 박스에서 중정으로 비워진 공간이 거실 모서리에 덧붙여진 형태로 이동하였다. 먼저 현관 옆의 돌출된 형태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내부로 따라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 이 툇마루로 마치 ‘어서 오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외부로의 시선은 앉아있을 때를 고려하여 낮게 계획하였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3X4.5m 크기의 중정. 중정을 중심으로 동선은 활발한 궤적을 그리며 순환하지만 그를 감싸는 흰색의 외벽은 오히려 정적인 공간을 구축한다. 시간이 멈춘 듯 순간적으로 고요함을 맞이하지만 일단 공간에 들어서면 다양한 삶의 행태가 채워짐을 직감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각 프레임의 지붕을 통해 올려다보는 파란 하늘, 중정을 통해 흐르는 기분 좋은 바람, 밤하늘의 별과 달. 중정은 그 자체로 시(詩)가 된다.

 

 

책 읽는 놀이 공간

 

복도는 그저 지나는 공간일까? 4면에 접한 공간에 각기 다른 성격을 부여하여 자칫 단조롭기 쉬운 공간에 새로움을 더하였다. 어린아이들은 놀이하듯 책을 읽을 수 있고 중정을 바라보며 차 마시는 소탈한 여유도 누릴 수 있다.

 

 

갤러리 복도 (라운드 벽)

 

집안에 갤러리가 들어섰다. 추억을 전시할 수 있는 가족만의 공간. 라운드 벽은 자연스러운 동선 순환을 위해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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